1. 임신 초기 증상
저는 난임휴직 중이라 시험관 시술 직후부터 집에서 편안히 휴식을 취할 수 있었습니다. 첫날은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했고 2일 차부터 미세하게 느껴지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우선 이따금씩 배가 콕콕 찌르는 듯한 느낌이 들면서 속도 약간 메스꺼웠던 것 같습니다. 3일 차에는 만사가 귀찮을 정도로 무기력함을 느꼈고 가벼운 설사 증상이 있었으며 입맛도 없었습니다. 4일 차 아침에 갑자기 전날 밤 약을 먹지 않고 잠들었던 것이 생각나 부랴부랴 처방받은 약을 챙겨 먹었고, 불안한 마음에 임신테스트기에 손을 대고 말았습니다. 당연히 4일 차이니 두줄을 볼 수는 없었지만 체온을 재어보니 37도에서 37.2도가량으로 평소 기초체온보다 조금은 높게 나와서 임신을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또 이날부터는 계속 무언갈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가벼운 설사도 지속되었던 것 같습니다. 5일 차에도 아침부터 임신테스트기로 임신 여부를 확인해 보았지만 두줄을 보지는 못했습니다. 몸이 피로함을 느꼈고 아침부터 허기지기 시작해서 이날은 하루 종일 먹을 것을 입에서 떼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기초제온을 재어 보니 37도대로 평소 체온에 비해 높게 나왔고 아랫배가 콕콕 쑤시는 듯한 느낌을 지속적으로 받았습니다. 5일째 되던 날부터 임신테스트기를 아침저녁으로 1번씩 총 2번 사용하게 되었는데 드디어 5일째 되던 날 밤 사용했던 임신테스트기에서 육안으로도 희미하게나마 보이는 정도이지만 두줄을 보았습니다.
2. 임신테스트기 사용
1차 피검사는 5일 배양된 배아를 기준으로 이식일로부터 10일째 되는 날에 받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4일 차가 된 날부터 피검사 당일까지 매일매일 임신테스트기를 확인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처음 두줄임을 확인한 5일 차 밤에는 내가 너무 뚫어져라 쳐다봐서 잔상이 나타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두줄이 흐릿했습니다. 육안으로 거의 확인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불안해서 마음을 많이 졸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6일 차 아침에 실시한 임신테스트기에서부터는 육안으로도 확인이 될 정도로 두줄이 선명하게 보였기 때문에 졸이고 졸였던 마음을 조금은 놓을 수 있었습니다. 중간중간 전에 실시했던 임신테스트기 두 줄보다 연하게 보이는 경우가 생겨서 화학적 유산일까 걱정을 한 적도 있었지만 9일 차부터는 진하게 보여서 안심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게 너무 진해도 문제가 되는 것이 갑자기 불현듯 '쌍둥이면 어떻게 되는 거지?' 하는 생각이 들게 되었습니다. 저의 경우 배아 1개를 이식하였지만 쌍둥이는 유전적인 요인이 크다는데 저희 엄마께서 쌍둥이를 임신하셨던 적이 있어 괜히 불안한 마음이 들게 되었습니다. 쌍둥이면 두줄이 진하게 나오고, 입덧도 빠르며 심하다고 알고 있어 쌍둥이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 들자마자 기분 탓인지 입덧도 시작되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피가 마르는 듯한 심정으로 1차 피검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3. 1,2차 피검사 결과 수치
드디어 1차 피검사 날이 되었고 저는 마리아 병원에 방문하여 채혈 후 집으로 귀가했습니다. 병원에서는 2시간 정도 후에 전화로 임신 여부를 알려 주겠다고 했는데 집에 와서 기다리는 2시간 동안 피가 마르는 듯했습니다. 2시간이 흐르고 병원에서 전화를 받았고 1차 피검사 결과 수치는 281로 긍정적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안도함과 동시에 무척이나 기뻤지만 아직 2차 피검사가 남았기에 마냥 마음을 놓을 수는 없었습니다. 병원에서 일주일 후에 2차 피검사를 위해 방문하라고 했습니다. 저는 그간 해오던 대로 매일매일 임신테스트기를 확인하며 2차 피검사를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2차 피검사를 이틀 앞둔 15일 차에는 기준선보다 대조선이 더 진하게 보이는 역전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2차 피검사 수치도 문제없겠다 생각하며 기다리던 중 어느 날 갑작스레 피가 비쳤고 당황하며 바로 근처 산부인과를 찾아 초음파를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자궁에 있는 근종 때문에 피가 난 것으로 추정되고 앞으로 더 나올 것 같지는 않다며 소독을 해주시고 질정을 처방해 주셨습니다. 혹시나 아기가 잘못되는 것이 아닐까 걱정이 많았지만 2차 피검사 전에 아기집을 확인할 수 있어 다시 안심이 되었습니다. 이틀 뒤 2차 피검사를 진행하였고, 결과는 수치 8000대로 안정적으로 잘 나왔습니다. 하지만 피 비침이 계속 있어 처방약과 질정, 프롤루텍스 주사는 얼마간 계속 유지하며 상황을 지켜보게 되었습니다. 2차 피검사를 한 날이 5주 0일째 되던 날이었는데 9주까지는 매주 내원해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안내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