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후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임신 전 몸매는 온데간데없고 늘어진 배와 불어난 팔다리만 남았다. 하루라도 빨리 다이어트를 시작하고 싶지만, 모유수유도 해야 하고 몸도 아직 회복되지 않은 상태라 언제부터 시작해야 할지 고민이다. 무리한 다이어트는 산후회복을 방해하고 모유량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하니 더욱 신중해진다. 그렇다면 언제부터 어떤 방법으로 다이어트를 시작하는 것이 안전할까? 자연분만과 제왕절개에 따른 시작 시기의 차이부터 모유수유 중 다이어트 주의사항, 산후 시기별 맞춤 운동법까지 모든 궁금증을 해결해 보자. 건강하게 예전 몸매를 되찾을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들을 소개한다.
산후 몸의 변화와 다이어트가 필요한 이유
출산 후 내 몸을 보고 충격을 받지 않은 엄마는 아마 없을 것이다. 임신 중 늘어난 15kg의 체중 중에서 아기와 양수, 태반을 빼고 나면 실제로는 5~6kg 정도만 빠진다. 나머지 8~10kg은 그대로 남아있어서 당황스럽다. 게다가 배는 여전히 임신 6개월 정도로 보이고, 골반도 벌어져 있어서 예전 바지는 절대 들어가지 않는다. 거기에 모유수유를 위해 불어난 가슴까지 더해져서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기분이다.
하지만 산후 체중증가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임신 중 늘어난 지방은 모유수유를 위한 에너지 저장고 역할을 한다. 또한 출산으로 인해 복근이 늘어나고 골반이 벌어지면서 전체적인 체형이 변화한다. 이런 변화는 하루아침에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자궁이 임신 전 크기로 돌아가는 데만 6~8주가 걸리고, 복근과 골반이 회복되는 데는 몇 개월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해서 산후 다이어트를 포기할 필요는 없다. 적절한 시기에 올바른 방법으로 시작하면 건강하게 체중을 줄일 수 있다. 특히 산후 1년 이내에 체중 관리를 하지 않으면 그 체중이 그대로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성급하게 서두르지 않는 것이다. 몸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면 산후우울증, 영양실조, 모유량 감소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정확한 시작 시기와 안전한 방법을 알고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분만 방법별 다이어트 시작 시기와 주의사항
산후 다이어트 시작 시기는 분만 방법에 따라 달라진다. 자연분만의 경우 일반적으로 산후 6~8주 후부터 본격적인 다이어트를 시작할 수 있다. 이 시기가 되면 자궁이 원래 크기로 돌아가고 회음부 상처도 대부분 회복된다. 하지만 개인차가 있으므로 산후 검진을 받고 의사의 허가를 받은 후 시작하는 것이 안전하다. 그전까지는 가벼운 산책이나 스트레칭 정도만 하는 것이 좋다.
제왕절개의 경우에는 더욱 신중해야 한다. 복부 절개 부위가 완전히 아물기까지 보통 8~12주가 걸린다. 따라서 산후 3개월 정도는 지나야 본격적인 운동을 시작할 수 있다. 그 전에 무리하게 복부 운동을 하면 상처 부위가 벌어지거나 감염될 위험이 있다. 처음에는 호흡 운동이나 가벼운 걷기부터 시작해서 점진적으로 운동 강도를 높여야 한다.
모유수유 중인 엄마들은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급격한 체중 감량은 모유량을 줄일 수 있고, 모유의 영양성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주일에 0.5~1kg 정도의 체중 감량이 적당하다. 하루 칼로리 섭취량을 500칼로리 이상 줄이지 않는 것이 좋으며, 균형 잡힌 영양소 섭취는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 특히 단백질, 칼슘, 철분은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무리한 식단 제한보다는 규칙적인 운동으로 체중을 조절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 또한 탈수는 모유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충분한 수분 섭취를 유지해야 한다.
산후 시기별 맞춤 운동법과 건강한 체중관리 방법
산후 다이어트는 시기별로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 산후 0~6주는 회복기로, 격렬한 운동은 절대 금물이다. 이 시기에는 심호흡 운동과 골반저근 운동, 가벼운 목과 어깨 스트레칭 정도만 하는 것이 좋다. 특히 케겔 운동은 골반저근을 강화시켜 요실금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하루 10~15분 정도의 가벼운 산책도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지만, 몸이 힘들다면 무리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산후 6주-~개월은 본격적인 운동을 시작할 수 있는 시기다. 하지만 처음부터 무리하지 말고 저강도 운동부터 시작해야 한다. 빠르게 걷기, 수영, 요가, 필라테스 등이 좋다. 특히 코어 근육 강화 운동이 중요한데, 임신으로 인해 늘어난 복근을 회복시켜야 한다. 복근 분리 정도를 확인한 후 적절한 운동을 선택해야 한다. 복근 분리가 심한 경우에는 전문가의 지도를 받는 것이 좋다. 운동 빈도는 주 3~4회, 한 번에 30~40분 정도가 적당하다.
산후 3~6개월부터는 좀 더 다양하고 강도 높은 운동이 가능하다. 웨이트 트레이닝, 유산소 운동, 댄스 등을 조합해서 할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몸의 신호를 잘 들어야 한다. 운동 후 지나치게 피곤하거나 관절이 아프다면 강도를 조절해야 한다. 식단 관리도 중요한데, 극단적인 다이어트보다는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면서 포션 크기를 조절하는 것이 좋다. 가공식품과 당분이 많은 음식을 줄이고, 단백질과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늘려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꾸준함이다. 단기간에 급격한 변화를 기대하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건강한 생활 습관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산후 다이어트는 마라톤이지 단거리 달리기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