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에 임박할수록 고민하게 되는 것이 바로 수유 방법이다. 모유수유를 하고 싶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고, 분유수유를 선택하자니 죄책감이 든다. 주변에서는 모유가 무조건 좋다고 하지만 정작 밤새 젖몸살로 고생하는 건 나이다. 분유를 먹이면 편할 것 같지만 또 분유값도 만만치 않고 항상 분유물을 보온해두어야 하며, 분유포트도 청결하게 유지해야 한다. 외출이라도 하게 되면 챙겨야 할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사실 둘 다 장단점이 있고, 엄마와 아기의 상황에 따라 최선의 선택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 수유인 듯하다. 직간접적으로 경험해 본 모유수유와 분유수유에 관한 현실적인 조언을 해보겠다. 완전모유, 완전분유, 혼합수유까지 각각의 장단점과 필요한 용품들을 솔직하게 정리해 보자.
출산 직후 직면하게 될 현실들
임신 중에는 당연히 모유수유를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출산하고 나니 생각만큼 쉽지 않다. 일단 나의 경우 제왕절개로 아이를 낳았는데 내 몸 하나 건사하기도 힘들어 병원에 입원해 있는 5일 내내 모유수유는 꿈꾸지도 못했었다. 산후조리원에 와서 호기롭게 도전해 보았지만 쉽지 않았다. 우선 신생아실에 있는 아기가 배가 고파할 때 산모는 수유콜을 받게 되며, 이 과정에서 아기가 내 방으로 오는 동안 아이를 굶주리게 되었다. 밤수유콜은 받지 않아 신생아실에서 분유를 먹던 아기는 이미 젖병에 익숙해져 내 젖을 빨지 않게 된다. 결국 조리원에서 직수에 실패하고 집으로 돌아갔고, 실전 육아에 투입된 나는 지쳐 편한 분유를 선택하게 되었다. 모유수유든 분유수유든 각각 나름의 어려움이 있다는 걸 미리 알고 있으면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된다. 모유수유의 경우 경제적 부담은 적지만 엄마의 몸이 24시간 젖병 역할을 해야 한다. 밤중 수유는 물론이고 외출할 때도 항상 수유 공간을 찾아야 하고, 젖몸살이나 유선염 같은 트러블도 감수해야 한다. 무엇보다 충분한 양의 모유가 나오지 않으면 아기가 배고파해서 밤잠을 설치게 되고, 이는 온 가족의 수면 부족으로 이어진다. 반면 분유수유는 아빠나 다른 가족도 수유에 참여할 수 있어서 육아 부담을 나눌 수 있고, 수유량을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분유값이 한 달에 15만 원에서 20만 원 정도 들고, 외출할 때마다 젖병과 분유, 물 등을 챙겨야 해서 짐이 많아진다. 또한 젖병 소독과 분유 타는 일이 생각보다 번거롭다. 특히 밤중에 울고 있는 아기를 재우려면 분유를 미리 준비해 두거나 빠르게 타야 하는데, 이게 은근히 스트레스다. 사실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혼합수유다. 모유의 장점도 취하면서 분유의 편리함도 함께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각 수유법별 장단점과 수유용품 추천
완전모유수유를 선택했다면 가장 중요한 건 젖량 늘리기다. 나의 경우 조리원에서 유축을 하게 되면 60ml 가량이 나왔는데 유축기로 모유를 짜게 되면 50% 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당시 아무것도 모르던 나는 60ml밖에 나오지 않는 것을 보고 모유량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유축을 하게 되면 가슴에 있는 모유가 모두 나오지 않게 되고 이는 곧 젖량이 줄어드는 요인이 된다. 해서 모유수유를 하려는 엄마는 아이에게 직수하는 데에 힘써야 한다. 충분한 수분 섭취도 젖량을 늘리는 데에 도움이 된다. 직수하는 데에 도움이 된 육아용품은 라놀린 크림과 유두 보호기였다. 라놀린 크림은 간혹 가다 젖꼭지에서 피가 나는 경우 라놀린 크림을 바르면 빠르게 나았다. 수유할 때도 닦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같은 이유로 유두 보호기 또한 직수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완전분유수유라면 젖병이 가장 중요하다. 공기구멍이 나 있는 젖꼭지를 사용하는 게 배앓이를 방지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신생아 때는 150ml 용량이면 충분하지만 생후 3개월부터는 240ml는 돼야 한다. 젖병을 여러 개 준비해 두고 돌아가면서 쓰는 게 좋다. 소독기도 필수다. 끓는 물에 소독하는 방법도 있지만 매번 하기엔 번거롭고, 전용 소독기가 있으면 훨씬 편하다. 나의 경우 uv 젖병소독기보다 스팀형 젖병소독기를 사용했는데 만족해서 둘째 때도 스팀형을 쓸 예정이다. 혼합수유는 두 방법의 장점을 모두 취할 수 있지만 준비해야 할 용품도 두 배가 된다. 하지만 실제로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내 상황에 맞는 수유법 선택하기와 현실적인 조언
결국 수유 방법에는 정답이 없고, 엄마가 원하는 대로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첫째 때는 완전모유에 대한 강박이 있어 마음 처럼 되지 않았을 때 눈물도 많이 흘렸었다. 둘째 때도 직수를 시도하겠지만 마음을 편히 가질 생각이다. 완전모유수유를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혼합수유로도 만족할 것 같다. 모유의 면역력 효과도 받고, 분유로 포만감도 주고, 무엇보다 밤에 푹 잘 수 있기 때문이다. 워킹맘이라면 더더욱 혼합수유를 추천한다. 직장 복귀 후에도 모유수유를 이어가려면 사무실에서 유축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용품 구매할 때 팁을 하나 주자면, 너무 비싼 제품만 고집하지 말고 중간급 정도로도 충분하다. 나의 경우 젖병은 모윰 제품으로 구입했었는데 만족하며 사용했던 기억이 있다. 분유도 마찬가지다. 첫째 때는 배앓이가 심해서 비싼 수입 분유를 직구해다가 먹였는데 배송이 늦어지면 그렇게 스트레스일 수 없었다. 국내 분유도 좋은 게 많고 손쉽게 구할 수 있으니 둘째 때는 국내 분유를 먹여볼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주변의 시선이나 조언에 너무 흔들리지 말기 바란다. 모유수유를 하지 못한다고 해서 나쁜 엄마가 아니고, 분유를 먹인다고 해서 아이가 불건강해지는 것도 아니다. 가장 중요한 건 엄마가 스트레스받지 않고 행복하게 아이를 키우는 것이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는 말이 정말 맞는 것 같다. 어떤 선택을 하든 본인과 가족 상황에 가장 적합한 방법이 최고의 선택이라는 걸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