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수유를 시작하면서 가장 궁금한 것 중 하나가 바로 '무엇을 먹어야 할까'다. 내가 먹는 음식이 그대로 아기에게 전달된다고 생각하니 더욱 신중해진다. 어떤 음식이 모유의 질을 높이고 아기 건강에 도움이 될까? 반대로 어떤 음식들은 절대 먹으면 안 될까? 인터넷에는 너무 많은 정보가 있어서 오히려 혼란스럽기만 하다.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모유수유 전문가들이 권하는 식단부터 실제 경험담까지 모두 정리했다. 모유량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되는 음식과 아기에게 해로울 수 있는 금기음식, 그리고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식단 관리 노하우까지 담았다. 건강한 모유로 아기를 키우고 싶다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내용이다.
모유수유 시기, 왜 식단 관리가 중요한가
첫 아이를 낳고 모유수유를 시작했을 때 가장 당황스러웠던 것이 바로 식단 관리였다. 병원에서는 '골고루 잘 먹으라'는 말만 해줄 뿐,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알려주지 않았다. 주변에서는 미역국만 먹으라는 사람도 있고, 매운 음식은 절대 먹지 말라는 사람도 있었다. 정말 혼란스러웠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깨달은 것은 모유수유 중 식단 관리가 정말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조리원에서는 알아서 식단을 챙겨주지만 집에 돌아가는 순간부터 식단 관리는 오로시 엄마의 몫이다.
모유는 아기에게 필요한 모든 영양소를 제공하는 완전식품이다. 하지만 그 품질은 전적으로 엄마가 먹는 음식에 달려 있다. 엄마가 섭취한 영양소는 혈액을 통해 유방으로 전달되어 모유가 된다. 따라서 엄마가 균형 잡힌 영양소를 섭취하지 않으면 모유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단백질, 칼슘, 철분, 비타민 등은 모유의 핵심 성분이므로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모유수유 중인 엄마는 평소보다 하루 500칼로리 정도를 더 섭취해야 한다. 모유 생산 자체가 상당한 에너지를 소모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작정 많이 먹는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질 좋은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엄마가 먹은 음식의 맛이나 성분이 모유를 통해 아기에게 전달되기 때문에, 아기에게 해로울 수 있는 음식은 피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모유수유 중인 엄마의 식단 관리는 단순히 엄마 건강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아기의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다.
모유수유에 도움이 되는 필수 영양소와 추천 음식들
모유수유 중에는 평소보다 더 많은 영양소가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단백질이다. 모유의 주요 성분 중 하나인 단백질은 아기의 성장발달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하루에 70~80g의 단백질을 섭취해야 하는데, 이는 평소보다 20~30g 더 많은 양이다. 생선, 닭고기, 쇠고기, 달걀, 두부, 콩류 등을 골고루 섭취하면 된다. 특히 등푸른 생선은 DHA가 풍부해서 아기의 뇌 발달에 도움이 되니 일주일에 2~3번은 꼭 먹는 것이 좋다.
칼슘도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영양소다. 모유수유 중에는 하루 1200mg의 칼슘이 필요한데, 이는 우유 4컵에 해당하는 양이다. 만약 칼슘 섭취가 부족하면 엄마의 뼈에서 칼슘을 빼내서 모유로 보내기 때문에 엄마의 골밀도가 떨어질 수 있다. 우유, 요구르트, 치즈 같은 유제품과 멸치, 시금치, 브로콜리, 두부 등을 자주 먹어야 한다. 유당불내증이 있다면 락토프리 우유나 두유로 대체할 수 있다.
철분과 엽산도 중요하다. 출산 후 철분 결핍성 빈혈이 생기기 쉬운데, 모유수유까지 하면 철분 요구량이 더욱 증가한다. 붉은 살코기, 간, 시금치, 콩류에 철분이 많이 들어 있다. 철분 흡수를 높이려면 비타민C가 풍부한 과일과 함께 먹는 것이 좋다. 엽산은 녹색 잎채소, 아스파라거스, 아보카도에 많이 들어 있으니 꾸준히 섭취해야 한다. 또한 충분한 수분 섭취도 중요하다. 모유의 90%는 수분이므로 하루 8~10잔의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국물 요리나 따뜻한 차도 수분 섭취에 도움이 된다. 나는 미역국과 두유, 물 등을 신경 써서 많이 마셨던 기억이 난다.
모유수유 중 절대 피해야 할 금기음식과 주의사항
모유수유 중에는 절대 먹으면 안 되는 음식들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술이다. 알코올은 모유를 통해 아기에게 그대로 전달되며, 아기의 뇌 발달과 수면 패턴에 악영향을 미친다. '맥주 한 잔 정도는 괜찮겠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안전한 알코올 섭취량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모유수유를 완전히 끝낼 때까지는 금주해야 한다. 요리에 사용되는 술도 가능하면 피하는 것이 좋다.
카페인도 주의해야 한다. 하루 1~2잔의 커피는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과도한 카페인 섭취는 아기를 예민하게 만들고 잠을 못 자게 할 수 있다. 커피뿐만 아니라 녹차, 홍차, 콜라, 초콜릿, 에너지음료에도 카페인이 들어 있으니 총 섭취량을 체크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오후 2시 이후에는 카페인 섭취를 피했는데, 이렇게 하니 아기 수면 패턴이 더 안정적이었다.
일부 음식은 아기에게 알레르기나 소화불량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우유, 달걀, 견과류, 콩, 새우 등이 대표적인 알레르기 유발 식품이다. 아기가 수유 후 자주 울거나 설사를 하거나 피부에 발진이 생긴다면 엄마가 먹은 음식을 의심해봐야 한다. 하지만 무조건 모든 알레르기 유발 식품을 피할 필요는 없다. 아기 반응을 관찰하면서 문제가 되는 음식만 피하면 된다. 양배추, 브로콜리, 콩류 같이 가스를 많이 발생시키는 음식도 아기 배앓이의 원인이 될 수 있으니 적당히 먹는 것이 좋다. 생선회나 덜 익힌 고기, 날달걀 등 날 것으로 먹는 음식은 세균 감염 위험이 있으니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가공식품과 인스턴트 음식도 나트륨과 첨가물이 많아 가능하면 피하고, 신선한 재료로 직접 만든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식혜는 젖을 마르게 한다고 알려져 있어 섭취에 주의가 필요하다.